예스진지 버스투어
85도씨 소금커피
까오지 동파육
이튿날 아침이 되었고,
오늘은 여행 계획이 필요 없는 하루였다.
왜냐?
예·스·진·지 버스투어를 신청했기 때문이지.
여기서 잠깐 상식!
예스진지란 무엇인가?
타이페이 근교에 유명한 관광지로는
예류 해양공원
스펀
진과스
지옥펀..아니아니 지우펀
을 하루 동안 쭈욱 돌아보는 관광 상품을 말한다!
진과스 대신 고양이 마을로 유명한 허우통을 가기도 한다.
투어 방법으로는 크게
1. 스스로 기차 타고 간다 (스펀의 경우)
2. 택시기사님과 하루 투어를 한다
3. 버스투어를 신청한다
세 가지가 있는데,1번은 기본적으로 한자를 읽고 중국어가 가능하면가능하다.하지만 나는 내 이름조차 한자로 쓰지 못하는 까막눈이다.
2번이 사실 제일 좋은 방법이다.
원하는 관광지에서 원하는 만큼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의 나는 3번을 예약했지
왜냐고?
돈 아껴서 버블티 사 먹겠다고...
(이쯤 되면 질리는 과거의 나....ㅋㅋㅋ)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 일찍 타이베이 중앙역으로 향했다,
약속 장소에 가보니 가이드님이 한번 신원확인을 한 후,
지상에 버스가 오는 위치를 알려주셨다
지상으로 올라가 보니 꽤 많은 한국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20명? 넘게 다들 신경 안 쓰는 척 하지만
버스가 언제 올지
어디서 올지
어떻게 하면 먼저 탈지
를 생각하는 표정이 다들
얼굴에 만연했다ㅋㅋㅋㅋ
자꾸 쿨한 척하는표정과는 달리
바쁘게 움직이는 눈 들이 서로 마주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와 친구도 그런 분위기를 읽자마자
버스를 먼저 타는 것이
왜 중요한지 모르겠지만
왠지 지기 싫어서
신경 안 쓰는 척~
건들건들 쿨한 척 서있었지만
시선은 도로에 고정한 채
버스를 기다렸다.
ㅋㅋㅋㅋ
어느새 큰 버스 한 대가 우리 앞에 멈춰스려는 듯 다가왔고,
버스가 멈추기도 전인데
20여 명의 사람들은
아직 움직이고 있는 버스로 다가가고 있었다.
다들 서두르며 버스에 뛰어나니까
우리도 우선 뛰어 타고 봤지만
결과적으로 말하면
이렇게 치열했던 버스 자리잡기는
투어에 아~~~~~~~~~~~~~무 상관이 없었다 이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버스투어가 나름 재미있었던 이유는
가이드님이 대만에 대한 이야기,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신다.
우리는 눈 감고 듣다가 푹- 자고 일어나면 도착하는 것이다.
너무 편함!!
첫 도착지는 스펀이라는 마을이었다.
이곳에서 유명한 건 천등 !
관광객들이 천등에 소원을 써서 기찻길에서 날릴 수 있다!
기찻길 사이로 가게들이 즐비했고,
아무 곳에서나 해도
퀄리티 다 비슷하고 사진도 잘 찍어주신다.
고르지 말고 눈에 보이는데서 하길!
이 버스투어에서 중요했던 점은 시간관리인데
버스가 스펀 근처 주차장에 멈추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주차장에서부터 50분이다.
주차장에서 스펀 마을까지 걸어서 예를 들어 7분 정도 걸리면
스펀 에서의 자유시간은 실제로 36분인 거다.
걸음걸이가 느리고 뛰기 싫고 여유가 좋은 분들은
택시투어를 추천하는 이유가, 이렇게 시간 계산 안 해도 됨 ㅠ
아무튼 정말 급하게 천등에 소원을 담아 친구랑 하나 날리고,
스펀에서 그 당시 (2016년 당시) 핫했던 닭날개 볶음밥을 먹으러
뛰어갔는데, 줄이 너무 길고 시간 부족으로 포기했어야 했다 ㅜ
그때는 남들이 하는 거면 다 해보고 싶었는데
못 먹는다 생각하니 너무 아쉬워했던 거 같다.
ㅋㅋㅋ
아주 막 특-별한 음식도 아닌데
못 먹는다고 진심으로 슬퍼한 게 웃기다
아쉬움을 안고 다음 행선지에 갔다
진과스라는 곳은 20세기에 금을 채광했던 곳인데,
지금은 더 이상 금은 나오지 않고,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 한채
황금 박물관등 관광지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에게 특별히 와 닿는 곳은 아니었지만
열심히 사진을 찍고,
이곳에서 먹을 수 있다는 광부 도시락을 사 먹었다.
돼지고기가 적당한 야채 반찬과 함께 밥 위에 올려져 있었다!
맛은?? 하오츠 -!!!
보자기랑 도시락통까지 가져갈 수 있어서 좋았다.
도시락통은 퀄리티가 좋아서 아직도 엄마가 반찬통으로 쓰심..!!
점심시간이라 시간을 넉넉히 주셔서
광부 밥도 먹고, 황금 박물관에도 갔다.
이곳에는 기네스북에도 기재된 금괴가 있는데,
이 금괴를 만지고 오면 부자가 된다고 그래서
친구랑 열심히 만졌는데
언제 되나요. 부자..
밥도 잘 먹고 산책도 하고, 진과스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15분 거리에 있는 지우펀에 도착했다.
지우펀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배경으로 그린 동네인데
막상 가보면
와~ 센과 치히로에서 나온 곳이구나~~~
와~ 이곳이 바로 치히로와 하쿠가 거닐던.. (뭉클)
이런 걸 느낄 수가 없는 게
사람이 너무 많아
요즘 들어 지우펀을 '지옥펀'이라고도 부른다.
사람이 정-말 많아서 어디 서서 사진 찍기도 힘들고
앞사람 뒤통수 보며 걷다 보면 투어가 끝난다..ㅋㅋㅋ
2016년엔
중국 단체팀/ 일본 관과객/일본 학생들 수학여행/한국인 자유여행객
정도였음에도 사람이 많았는데
2019년에는 노노 재팬의 영향인지
중국 단체/일본 단체/일본 수학여행/한국 자유여행객에
보통 일본으로 여행을 가던
한국 단체팀까지
대거 대만으로 여행을 와서
헬지옥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게다가 지우펀에서 버스주차장까지 거리가 꽤 돼서
주어진 50분 중 버스까지 오고 가는 걸 생각하면
자유시간은 한 30분밖에 없었다.
지옥펀에서 흔들린 사진들이 많은데,
그때의 정신없음이 느껴지는 것 같음.
지우펀에서 퀘스트 깨기처럼 사진을 찍고,
마지막으로 간 곳은
예류지질공원野柳地質公園Yehliu Geopark
바닷가에 위치한 공원인데,
자연적인 침식과 풍화로 신기한 모양의 바위를 보러 가는 것이다.
사실 이곳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것 같다.
버섯 모양 같고, 그런 바위가 엄청 많아서
뭔가 엄청 신기하진 않았다.
바위들 마다 무슨 모양 바위라고 설명이 쓰여있었는데
내가 느끼기엔 약간
하늘에 뜬 구름을 보고
이건 강아지야
저건 자전거야
저건 꽃이야
하는 느낌??
우리는 주어진 시간보다 15분 정도 일찍 구경을 마치고 나왔는데,
불현듯 생각이 난 게 ...
85도씨라는 카페가 있고
소금커피가 유명한데
예류 지질공원에서 5분 거리에 있다는 것 !!!!!!!!!!
(물론 타이페이 시내에도 많다..ㅋㅋㅋ)
가이드님한테 허락을 구하고
우리는 카페까지 뛰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까지 사서 고생을 했을까..ㅋㅋ)
뛰어서 도착한 카페에 우리 앞에 한 단체가 주문을 하고 있었는데
저 주문 뒤에 우리 음료가 나오면
왠지 늦을 것만 같아서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남에게 피해는 끼치기 싫음)
음료를 주문하면서
쏘리 아임 인 허리 !!!!!!!!!!!!!!!!!!!!!
이러면서 빨리해달라고
진상 아닌 진상을 부렸다 ;;;
다행히 천사 같은 직원이 우리 음료를 먼저 만들어 주었고,
커피를 들고 다시 버스로 헐레벌떡 뛰었다.
참고로 예류 도착하자마자 가이드님이 모두에게 버블티를 주셨음.
버블티 마신 지 한 시간도 안지남
그런데도 소금커피를 맛봐야 한다는 나의 의지 때문에
ㅋㅋㅋㅋㅋㅋ
맛은 있었다..
달달한 아이스커피위에
짧쪼름한 크림이 얹어진 맛 ?!
이렇게 정신없던 예스진지 투어를 끝내고,
우리는 융캉제 맛집 탐방을 시작했는데
오늘 방문한 맛집은
까오지동파육高記永康店-必吃平價老字號上海料理美食(生煎包、東坡肉、小籠包、醉雞)
동파육은 돼지고기 수육 같은데
훨씬 부드럽고 소스는 달달했다!
시원한 타이완 맥주와 함께
동파육 샤오롱바오를 먹으니
피로가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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